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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사랑에 관한 에세이집 '사랑을 생각하다'의 한 부분이다.
'진정한 사랑은 자주, 쉽게, 또 겁 없이 죽음을 떠올린다. 죽음을 쉽게 비교의 대상으로 삼고, 죽음을 얻으려면 도대체 얼마의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를 계산하는 것이다. … 죽음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는 보통 다음 두 가지로 나뉜다. 하나는 죽음을 참을 수 없는 사랑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유일한 해방구로 이해하는 것이고, 또 하나의 태도는 신사라면 에로틱한 사랑을 추구할 때 덤으로 죽음이라는 모험을 시도해야 한다고 믿는 것이다.'
일반적인 상식에서는 이해하기 힘들었다. 되려 모진 현실에 부딪힌 나약한 자들이 쉽게 죽음을 생각할 수 있는 좋은 핑계인 것 같기도 했다.
하지만 어쩌면, 어제 새벽에 본 '번지점프를 하다' 의 엔딩과, 쥐스킨트가 인용한 저 인용문구는 하나의 톱니바퀴처럼 맞물릴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.
동성애든 아니든, 결국 사랑에 끝이 없어 다음 생을 기약한다는, 진부한 결론은 잠시 접어두고 싶다.
두 손을 잡고 끝없이 펼쳐진 강 위로 몸을 던질 때 주고받은 마지막 미소는 정말 행복의 극단적인 순간에 죽음에 무관심해진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, 그렇게 마무리된다.
과연, 우리들은 이 평생을 살면서 누군가를 만나 진정으로 극단적인 행복에 이르렀을 때 같이 죽음을 생각할 수 있는 그런 인연을 만날 수 있을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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